원인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다양한 연구에서 그 이유에 관한 여러 가설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1. 유전적 요인
특발성 측만증의 가족력이 있는 집안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쌍둥이 중 한 명이 특발성 측만증이면 다른 한 명에도 특발성 측만증이 잘 생긴다는 사실 등으로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서 유전적 요인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는 유전적인 요인이 부분적으로만 관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멜라토닌
최근에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이 생산되지 않으면 척추가 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부분적인 원인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큽니다.
3. 근육 질환
뇌성 마비, 소아 마비, 사지 마비 등의 신경 질환과 근무력증 등의 근육 질환에서도 측만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신경근육성 측만증(neuromuscular scoliosis)이라고 합니다. 이는 신경과 근육 작용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경 또는 근육 질환 환자는 척추가 똑바른 상태에서도 일상생활의 장애가 심한데, 측만증까지 생기면 생활이 더욱 불편해집니다.
4. 노인성(퇴행성 변화)
나이가 든 60~70대의 노년층에서도 노인성(퇴행성) 변화로 척추가 옆으로 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퇴행성 측만증”이라고 부릅니다. 이 질환은 분명히 측만증이지만, 발생 부위가 허리에 국한되고 발생 원인이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과 같이 퇴행성 변화이며 치료 원칙도 퇴행성 척추 질환과 비슷하므로 일반적으로 “척추 변형”의 범주보다는 “퇴행성 척추 질환”의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5. 기타
이외에 태아 때 엄마 뱃속에서 자리를 잘못 잡고 있어서 특발성 측만증이 생긴다는 가설, 평형 감각에 이상이 있는 아이에게 특발성 측만증이 잘 발생한다는 가설, 성장 호르몬의 이상, 디스크나 근육을 이루는 성분의 분자생물학적 이상으로 측만증이 발생한다는 가설 등이 제기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측만증은 다양한 질환에 의하여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주 접하는 측만증은 대부분 특발성 측만증입니다. 이는 10세 전후에 부모에 의해서 또는 학교의 신체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발성 측만증은 발견되는 나이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3세 이전에 생기는 유아(infantile) 형, 3~9세에 생기는 연소기(juvenile) 형, 10세 이후에 생기는 청소년(adolescent) 형이 있습니다. 특발성 측만증은 대부분 청소년형이므로, 측만증은 대부분 “청소년형의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언론 보도로 인하여 무거운 책가방, 조잡한 책걸상 또는 자녀들의 잘못된 자세 때문에 척추가 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측만증의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측만증의 발생과 명백히 관계가 없습니다.
증상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는 계기는 주로 체형 이상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좌우 어깨의 높이가 다르거나 유방의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거나, 등과 허리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튀어나온 것을 보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이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척추측만증 중 가장 흔한 특발성 측만증의 주 증상은 외관상 이상입니다. 환자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지능이나 운동 능력도 다른 아이와 다르지 않으며, 일상생활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척추의 휜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면 특발성 측만증이 아니라 질병에 의한 측만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통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야 합니다.
진단
척추측만증은 환자의 병력에 관한 문진, 척추측만증을 전공한 의사에 의한 진찰, X-ray 검사 및 정밀 검사의 과정을 거쳐 진단합니다.
1. 문진
문진(history taking)은 환자나 보호자와의 대화를 통하여 질병의 양상 및 경과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측만증의 문진 과정에서 환자의 성장 상태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측만증이 더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재의 성장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성장 중인 환자는 측만증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큰 반면, 성장이 끝난 환자는 측만증이 진행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2. 진찰
환자의 성장 상태를 파악한 후, 의사는 진찰을 통해 환자의 체형을 평가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신경 계통의 이상 유무를 파악합니다. 체형을 평가하기 위해서 추가 달린 수선을 이용하여 몸통이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를 확인합니다. 환자의 몸통을 앞으로 구부리게 하는 전방 굴곡 검사를 통하여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반대쪽보다 더 튀어나와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신경학적 검사 중 상지와 하지의 근력, 감각 및 반사 등을 검사합니다.
3. X-ray 검사
X-ray 검사는 측만증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측만증의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과연 이 환자의 척추가 휘었는가, 즉 측만증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측만증이 있다면 얼마나 심한지, 또 어떤 형태의 측만증인지를 X-ray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X-ray에서 측만증의 각도를 측정하는 데는 콥(Cobb)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환자가 선 상태에서 척추 전부를 포함하는 전 척추 X-ray를 촬영하여 측만증의 휜 부분(만곡)의 양쪽 끝에 위치하는 척추뼈(끝 척추뼈)에서 평행선을 긋고 각 선에서 직각이 되는 선이 이루는 각도(콥 각도, Cobb angle)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콥 각도는 측정하는 사람,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콥 각도를 잴 때마다 약 10도 정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X-ray에서 이 측정값이 10도 이하라면, 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붙일 수 없습니다.
4. 정밀 검사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MRI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특발성 측만증이라고 진단해서는 안 되며, 발견되는 이상 소견에 따라 진단이 달라집니다.